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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ore]_제 3 화 『 집단감염 』_35. 회상 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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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회상 Ⅰ



버러지들…



빅터는 자신의 사무실에 앉아 보급품을 받는 주민들의 모습을 TV로 보며 생각에 잠겼다.



**************



“안 됩니다!”



주민 대표 중 한 남자가 책상을 치며 중재단에게 말했다.



“피난민이라뇨? 지금 3군이 어떤 상황인 줄 알고나 하는 소립니까? 일자리가 없어 파산하는 사람들이 속출하고 있다구요! 하루 자고 나면 옆집 사람이 길거리에 나앉아 있단 말이에요! 최저생계비 지원이 파산하는 사람들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어요! 거기다 자기 잇속만 챙기는 저 배부른 돼지 같은 건물주놈들은 월세를 내지 못한 임차인들을 깡패들을 데리고 와서 내쫓아 버리고 있지요. 소득이 없어 빚을 못 갚고 파산한 사람들이 아이들과 함께 길바닥에 나앉은 경우가 두 집 건너 한 집 꼴로 발생하고 있어요. 그 아이들이 병든 쥐를 잡아먹다 전염병에 옮아 입에 거품을 물고 쓰러져 싸늘한 시체가 되는 걸 못 보신 겁니까? 길가에 굶어 죽은 사람들의 시체가 쓰레기봉투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버려져 있다구요! 그런데 또 피난민을 받다니요? 당장 일할 것도 없는 상황에 그 사람들을 받아서 어쩌자는 겁니까!?”



그러자 중재단 중 한 사람이 인상을 쓰며 말했다.



“피난민에 대해서는 시에서 별도로 관리한다 하지 않았습니까? 그들에겐 정부에서 보조금이 지급될 것이고, 오히려 그 사람들이 소비를 하면 3군 입장에서는 소비가 활성화되니 이득이 되는 것 아니오? 정 일자리가 걱정되거든 피난민들에게는 별도의 ID카드를 발급하도록 하지요. 피난민에 대해서만큼은 고용에 차별을 둬도 불이익을 주지 않겠다는 말입니다.”



옆에서 듣고 있던 다른 주민 대표가 기가 막힌다는 듯 나섰다.



“별도 관리요? 지난번 마유 지부 피난민들이 건너왔을 때 당신들은 어떻게 했지요? 처음 몇 년간 보조금을 지급하더니 지부에서 관심이 사라지자 가차 없이 보조금을 끊지 않았습니까? 그 사람들, 생계가 어려워지자 어떻게 됐습니까? 물밀듯이 시장으로 밀려와 저임금에 몸을 팔았잖소. 배고픔에 허덕이는 사람들이 결국 살기 위해 어떤 일을 저질렀습니까? 도둑질은 물론이거니와 기존 마을 주민들에게 약탈과 방화를 일삼고, 성폭행도 끊이지 않았던가요? 그 평온했던 마을이 당신들의 근시안적인 대책에 폐허가 되지 않았냐고요! 그런데 지금 상황에서 피난민을 더 받는다고요? 절대 용납할 수 없습니다!”



주민 대표가 화를 내며 따지자 듣고 있던 중재단 사람 중 한 명이 벌떡 일어났다.



“그럼 어쩌자는 거요! 지부에서는 우리뿐만 아니라 프라모, 마지르, 자포리자까지 각 자치구에 똑같이 피난민 수용을 할당했는데! 우리만 거부할 수 없단 말이오! 왜 다른 지역도 똑같이 고통을 참고 있는데 유독 당신들만 앓는 소리를 하냔 말이오? 우리라고 낸들 받고 싶어서 이러는 줄 아시오?”



그러자 옆에 있던 주민 대표 중 여성이 말했다.



“골든 타워로 데려가란 말이에요! 당신들이 그렇게 애지중지하며 없인 못 살아 안달이 난 그곳으로 말이에요! 여긴 더 이상 피난민을 수용할 능력이 안 된단 말이에요! 다른 군도 모두 마찬가지고요! 골든 타워는 지금껏 단 한 번도 피난민을 받지 않았잖아요? 다른 지역보다 월등히 잘사는 지역에서 새로운 피난민도 모두 거둬가면 될 것 아닌가요?”



그러자 의자에 앉아 가만히 듣고 있던 땅딸막한 남자가 웃으며 말했다.



“말 같지도 않은 소리 마시오! 골든 타워는 피난민을 받을 수 없소! 골든 타워는 사람들이 주거하는 생활 구역이 아니란 말이오! 전 세계의 모든 관광객들이 모여드는 곳인데, 만약 그런 곳에 피난민들을 받는다면 어떻게 되겠소? 관광객들은 다시는 골든 타워를 방문하지 않을 것이오! 당신들 지역의 적자를 메꿔 주고 재정 지원을 해주는 것 역시 골든 타워에서 나오는 수익이라는 것을 다들 알지 않소? 골든 타워가 무너진다면 무르만스크 전체가 무너지는 것이오!”



남자가 버럭 화를 내자 주민 대표들은 뭔가 대꾸를 하고 싶었으나 그럴 수 없었다. 사실상 골든 타워가 각 군의 재정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했기 때문이었다.



“골든 타워의 재정이 우리에게 중요하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피난민을 더 받으면 지역 경제는 더 파탄 날 것이고 머지않아 모두가 거지가 될 것입니다! 그때가 되면 사람들은 모두 골든 타워에서 주는 지원금만 바라보고 살게 될 겁니다. 시에서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는 노예나 다름없는 삶을 살게 된다고요. 각 군들이 경제적으로 자립해야 도시 전체가 발전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자 드미트리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노예라니! 말을 가려서 하시오! 어디서 그런 자극적인 말로 우릴 파렴치한으로 만들려는 것이오? 지금까지 우리가 각 군을 위해 해준 것이 얼마인데 감히 고마운 줄도 모르고! 정말 뻔뻔한 사람들이로군! 아님 이미 공짜 밥을 하도 처먹어서 벌써 노예가 되어버린 건가?”



드미트리의 마지막 말에 화가 난 주민들은 일제히 일어나 욕을 하며 사과하라고 소리를 질렀다. 그는 더 이상 주민들의 말이 들을 가치도 없다는 듯 고개를 들어 나머지 사람들과 함께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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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



시장실 문 두드리는 소리가 빅터의 잔상을 깨웠다.



“드미트리입니다.”
“들어와.”



땅딸막한 남자가 문을 열고는 종종걸음으로 책상 앞에 섰다.



“그래서, 남자는?”
“아직 수배 중에 있습니다. 하지만 좋은 소식이 있습니다.”
“뭐지?”
“얼마 전 8군 집결지에서 녀석의 ID카드를 조회한 이력이 확인되었습니다. 아마 자택과 아주 먼 8군까지 도망을 가던 중에 헌터들에게 잡혔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근데 녀석이 민간인 수용소에 들어간 지 하루 만에 도망쳤다고 합니다. 잡았던 헌터들 말로는 골든 타워에 아는 사람이 있어 그곳으로 향한다고 들었습니다. 지금 녀석이 이동할 만한 경로에 자치대를 총동원해 배치했습니다. 녀석을 잡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입니다. 곧 좋은 소식 들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드미트리는 땀을 흘리며 눈을 꿈쩍거렸다. 빅터에게 조금이나마 변명으로라도 자신에 대한 화가 줄어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그래, 가봐.”



빅터는 별다른 감흥이 없는 듯 계속 유리창 너머로 도시의 야경만 바라보았다. 드미트리는 빅터가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자 당황한 듯 머뭇거렸다. 뭔가 예전의 관계를 되찾고 싶은 그런 마음이었다. 드미트리는 뭔가 자신이 열심히 하고 있다는 것을 계속 어필하고 싶었지만, 빅터의 기분이 심상치 않은 것을 느껴 고개를 숙이고는 방을 나왔다. 빅터는 계속 생각에 잠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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