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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ore]_제 3 화 『 집단감염 』_27. 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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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공항



소집이 있던 날로부터 일주일 후 휴스턴 공항에 헌터들이 모였다. 그들은 3일전 통보된 이동일자와 소대에 따라 셔틀을 배정받았다. 그날은 총 9대의 셔틀이 공항에서 비행준비를 마쳤고, 계류장에서 자신이 품을 헌터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초 가을이었지만 한낮에 내리쬐는 햇볕은 강렬했고, 활주로에는 아지랑이가 아른아른 피어올랐다. 셔틀에는 네모난 컨테이너박스가 하나씩 들어가고 있었는데 박스 표면에는 켈트십자가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계류장의 거대한 그늘 안에서 검은 방호복을 입은 남자들이 무리 지어 담배를 태우고 있었다.



에이프릴팀이 배정된 셔틀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안에 다른 헌터들이 먼저 자리를 잡고 앉아있었다. 사람들은 셔틀 외벽에 붙은 긴 의자에 앉았는데, 아무 말이 없었다. 새로운 사람이 들어올 때마다 먼저 자리를 차지한 우월감을 느끼듯, 거만한 눈빛으로 어색하게 서 있는 사람을 쳐다보았다. 이런 어색한 장소에서는 자기편이 있다는 것이 큰 힘이 되었다. 에이프릴도 안에 있는 사람들을 스윽 한번 훑어보고는 빈자리 가서 조용히 앉았다. 새로온 사람들이 앉은 뒤에는 흥미가 사라진 듯 먼저 온 사람들도 곧 시선을 풀었지만, 유독 한 남자는 계속해서 새로온 사람들을 주시하며 강한 인상을 뿜었다. 셔틀 안에 대략 20명 정도의 인원이 탑승했을 때쯤 그 남자는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반갑소. 여러분! 나는 헌터 랭킹 1,000위 안에 드는 상급랭커 「파머」 라고 하오. 이번 임무는 각 소대마다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랭커들을 섞었다고 들었는데... 아무래도 이 곳에선 내가 최상위 랭커인 듯 하군요. 다들 긴장한 눈빛이 역력한데,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 소대에 제가 있는 한, 여러분들께서 제 말만 잘 따라주시면 모두 무사하게 임무를 완수하실 수 있을 겁니다.”



그가 하얀 이를 드리내밀며 나이스 가이 포즈를 취하자 에이프릴은 무리 중에 또다른 또라이를 발견하게 됐다는 듯한 눈빛으로 슈프리머를 쳐다보았다. 슈프리머는 어이없다는 듯 손바닥을 들어올렸다.



“다년간의 전투 경험으로 봤을 때 이번 전투는 리더의 탁월한 통솔력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우리 중 한명은 모두를 대신해서 조직을 이끌어갈 리더가 되어야 하는 데... 아무래도 랭커순위가 높은 제가 그 일을 해야 될 것 같군요. 걱정마십쇼. 전 이미 무르만스크에서 임무 경험이 있는 경력자이며, 그곳 지리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습니다. 또 대규모에 전투에 맞는 포메이션이나 전술 등…”



“찬성합니다!”



남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에이프릴은 남자를 보지도 않고 오른손을 번쩍 들었다. 사람들은 여자의 우렁찬 목소리에 깜짝 놀랐고, 오브라이언과 슈프리머는 그녀의 광기어린 눈빛이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 빠르게 눈치챘다.



“나도 찬성이오.”
“나도.”



오브라이언과 슈프리머가 덩달아 동의 의사를 밝히자 사람들은 눈치를 보더니 한 명씩 찬성한다고 말을 이었다. 하지만 찬성 행렬은 그리 오래 가지 못했고, 7번째로 한 남자가 들릴듯 말듯 작은 목소리로 찬성을 외친 뒤 더 이상 사람들은 아무 말이 없었다. 「파머」는 갑작스런 사람들의 동의 행렬에 당황했지만, 이내 만족한 듯 고맙다는 말을 했다. 에이프릴은 이제 좀 잠잠해지려나 싶었지만, 그는 계속해서 그가 조직을 어떻게 운영해 나갈 것이며 자기가 맡은 소대를 어디까지 이끌 것인지에 대해 열변을 토해 그녀를 질리게 했다. 그리고는 업무 분담이 필요할 것 같다는 말을 꺼내려할때, 조수석에 앉아 있던 방호복을 입은 남자가 객실쪽으로 나와 남자의 말을 끊었다.



“여기 오브라이언씨가 누구죠?”



남자의 질문에 오브라이언은 고개를 숙였고, 상황을 간파한 에이프릴은 손가락을 가리키며 '저기 고개 숙이고 있는 대머리 남자가 그가 찾고 있는 사람'이라고 알렸다. 오브라이언은 걸렸다는 듯 찌푸린 얼굴로 에이프릴을 한번 노려고는, 자신이 오브라이언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남자가 잠깐 조수석으로 와달라며 말하고는 자리로 돌아가버렸다. 오브라이언이 조수석으로 가자 파머는 아까하던 말을 계속 이어갔다. 조수석에서 오브라이언을 부른 남자는 기갑부대 1분대장 닉이었다. 그는 오브라이언에게 상급 랭커로서 협조해줘야 될 일에 대해 말을 꺼냈고, 오브라이언은 굉장히 귀찮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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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른 셔틀에서는 본부 사람인 듯한 남자가 헌터들에게 한창 설명 중 이었다.



“무르만스크는 골든 타워를 중심으로 총 8개의 지역으로 나눠져 있습니다. 우리가 갈 곳은 8군인데 총 3개 소대가 투입될 예정입니다. 8군은 지역이 협소해서 광인들이 다른 곳보단 많지 않은 편입니다. 골든 타워에 도착하면 본부에서 지급하는 화기를 받아 바로 현장에 투입하게 될 겁니다.”



“잠은 어디서 자는 겁니까?”



한창 듣고 있던 풍이 본부 사람에게 물었다.



“지역마다 임시 막사를 설치해놨습니다.”



앉아 있던 사람들이 웅성대기 시작했다. 그들은 위험을 무릎쓰고 가는 사람들에게 적어도 호텔 하나 정도는 비워줘야 되는 것 아니냐는 듯 투덜대기 시작했다.



“이미 들으셨겠지만 이번 임무는 철저한 본부 통제 하에 진행될 것입니다. 평상시처럼 단독으로 움직일 수 없음을 다시 한번 주지하셔야 합니다. 전 지역이 광인으로 덮여 있기 때문에 어떤 곳도 안전할 수 없습니다.”



“밥은 어떻게 먹나요?”



풍이 또 질문했다.



“지금 하나하나 세세하게 다 말씀드릴 순 없습니다. 본부에서 이미 그런 부분은 충분히 준비한 상태이고, 여러분이 임무를 수행하시는데는 전혀 지장이 없을 것입니다.”



“화기를 지급받는다고 하셨는데 꼭 보급받은 화기만 사용하는 건가요?”



풍이 또 질문했다. 궁금한 게 많은 풍이었다.



“개인적으로 소지하고 계신 화기를 사용하셔도 좋습니다. 다만, 현장에 가보시면 알게 되겠지만 지금 가지고 계신 화기들로는 다수의 광인을 상대하기 굉장히 힘들겁니다. 각자 전투 스타일이 있겠지만 이번에는 소대 별로 작전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보급화기가 유용하게 사용될 겁니다.”



“그럼 전투가 끝나면 가져가는 건가요?”
“물론이죠.. 아니, 아니죠! 당연히 반납하셔야죠!”



본부 사람이 말을 더듬자 몇몇이 킥킥거리며 웃어댔다. 본부 사람은 마지막으로 이번 임무는 희생자가 많은 만큼 좀 더 진중한 태도를 보이라고 말하고는 얼굴이 벌개져 자리로 돌아가버렸다.





**************





프링글이 밖에서 담배 한 대를 태우고 있는 동안 먼저 들어간 브라켓 옆으로 어린 헌터 둘이 앉았다.



“안녕들하신가. 나는 이링턴에서 온 브라켓이라고 하네. 젊은 친구들은 고향이 어디신가.”



브라켓이 말을 걸자 빨간 머리 소년이 웃으며 말했다.



“크라카 섬 출신 윌이라고 합니다.”
“크라카! 안젤리스크 연안 남부에 있는 섬 말인가?”
“네”
“정말 멀리서 왔군… 그런데…”



브라켓이 잠시 머뭇거렸다.



“5분화구 근처 아닌가?”



안젤리스크는 몇 개월 전 5분화구의 새끼 화산이 폭발하며 사라진 지역이었다. 실향민들은 남쪽에 있는 파란지부와 북쪽에 있는 카스트지부로 뿔뿔이 흩어졌다. 소년은 브라켓의 질문에 웃으며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브라켓은 더 이상 출신지역에 대해 물어보는 것은 그만두고 다른 이야깃거리를 찾아 화제를 돌렸다.



“그런데 그 봉이 자네 무긴가? 그닥 위험해 보이진 않는 것 같은데…”





브라켓은 소년이 쥐고 있는 빨간색 장대를 가리키자, 소년은 자신의 봉을 보며 말없이 웃었다. 그 웃음은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는 것과 그 생각이 머지않아 바뀌게 될 것이라는 것을 동시에 의미하는 듯 했다.



“이봐 브라켓. 뭘 그렇게 노닥거리는 거야.”



몸에서 담배 냄새를 풀풀 풍기며 프링글이 들어왔다.



“젊은 친구들이군. 반갑네. 난 프링글이라고 하네. 이 늙은이가 또 주책없이 귀찮게 했나 모르겠군. 도대체가 30년을 같이 일했는데도 아직도 이 오지랖은 고쳐지지 않는구만. “



프링글이 무릎에 손을 얹으며 브라켓 옆에 앉았다. 브라켓은 겸연쩍은 듯 웃었다.



“그나저나 이 놈들은 비행기를 태워준다더니 이런 화물용 포터나 주고 말이야. 누굴 화물 취급하는 건가 원. 이래서 본부놈들 말은 곧이곧대로 믿으면 안돼.”



“아무렴. 지난번엔 방수용 우의를 배급해 줬는데 우의가 스폰지처럼 물을 쭉쭉 빨아들이더란 말이지. 그 덕에 심한 감기에 걸려 일주일을 앓아 누웠지 뭔가.”



어린 소년들은 늙은이들의 말에 웃었다.



“자네들은 어디서 활동하는 건가? 프라모에서는 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저흰 루자에서 왔어요.”
“자포리자 옆에 있는 목초지역 말이군. 그곳엔 프라모만큼 사람이 많진 않은데, 거기까지 소집공문이 갔단건가? 보기보다 남부청 관할이 꽤나 넓은가 보군.”



프링글이 이야기하는 동안 셔틀 밖에서는 비행 준비가 끝났는지 정비사가 신호를 보냈고 기장이 셔틀 문을 닫고 출발준비 방송을 안내했다. 헌터들은 서둘러 벽에 있는 홀더를 자신의 가슴 앞으로 당겨 몸을 고정시켰다. 셔틀 하부에 있는 제트 엔진에는 펜 소리가 요란하게 울리더니 곧 로켓폭발음과 같은 소리가 들리며 셔틀이 지상에 먼지 바람을 일으키며 서서히 하늘로 떠올랐다. 9개의 셔틀이 순차적으로 하늘로 오르더니 에이프릴이 타고 있는 셔틀이 선두가 되어 북쪽으로 향해 날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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