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re]_제 2 화 『 고븐힐의 연주가 』_24. 광인
24. 광인
[사건]
장소 : 커르잘리 45번 구역
대상 : 20대 남성
에이프릴이 검은색 오토바이를 타고 고속구간인 ‘튜브’로 향했다. (튜브는 도심 내 일정구역을 진공화하여 어떤 마찰도 없이 가속할 수 있는 고속도로와 같은 곳이다.) 시속 500km로 검은 터널 속을 달리면 운전이라는 것은 무의미해진다. 그저 관제센터에서 지정해주는 속도와 방향에 맞춰 몸을 맡길 뿐이다. 그녀가 커르잘리 입구에 다다르자 오토바이에 달린 중력제어장치가 속도를 점점 느리게 했다. 그녀가 출구로 빠져나오자 바퀴가 지면에 닿으며 황금빛 스파크가 튀었다.
“엘리시아, 광인 위치는?”
“좌표 보내드렸어요.”
헬멧에 붙은 스크린 너머로 초록색 홀로그램이 투영되었다. 그녀가 있는 곳이 파란색 화살표로 표시되었고, 광인이 있는 곳으로 추정되는 곳으로 빨간색 점선이 따라갔다.
“오비, 현장 상황은 어때?”
오브라이언의 세텔라이트와 연결되자, 현장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는지 연신 ‘지지직’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젠장. 너무 빨라. 이 자식 퓨림 (속도가 빠른 광인) 이다.”
오브라이언은 30분 먼저 현장에 도착해 있었다. 그가 도착했을 때 광인은 잘 보이지 않았고, 건물 여기저기서 비명소리만 들려왔다. 그가 오토바이에 내려 소리가 나는 쪽을 향해 20mm 수동식 샷건을 들고 골목으로 들어섰을 때, 멀리 건물외벽이 폭파되며 시멘트 가루가 날렸고, 희미한 시아 사이로 마르고 날카롭게 날이 선 검은 그림자가 그를 매섭게 쳐다보았다. 그가 샷건을 발사하자, 검은 그림자는 흐릿해지며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40대 중반의 남자는 골목 사이를 뛰어다니며 도망치고 있었다. 그는 편의점에서 그의 뒤에 서있던, 얼굴이 하얗게 초췌했던 남자가, 갑자기 왜 자신을 공격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남자는 몸이 아픈 듯 계속 몸을 꼬아댔고, 급기야 신음을 내더니 몸 안에서 뼈가 하나 둘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그는 직감적으로 그곳에서 계속 있다간 이 미친 놈에게 목이 잘릴 것이라 생각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쳤다. 그러나 광인은 계속 그를 쫓아왔고, 그가 가려는 경로의 건물 외벽들이 박살나기 시작했다.
멀리서 헌터들이 도착한 듯 총소리가 들렸다. 그는 헌터들이 당분간 시간을 벌어줄 것이라 생각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이 곳을 어떻게 빠져나갈지 고민했지만 주변에 차들이 보이지 않았다. 그는 건물 안으로 몸을 피했다. 이미 사람들은 광인 소식을 접하고 몸을 숨긴 듯 건물 안은 조용했다. 5층까지 비상구로 걸어올라가, 사태가 진전되면 밖으로 나가기로 마음 먹었다. 그러나 그것은 오산이었다. 저 멀리 복도 끝에서 문을 부수는 소리가 나더니, 야수처럼 으르렁 거리는 소리와 함께, 광인이 그가 있는 곳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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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인이 트리거를 찾은건가?”
오토바이를 타고 오브라이언과 함께 빨간 표적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달려가며 에이프릴이 말했다.
“엘리시아, 광인이 쫒고 있는 남자 신원 확인 될까?”
데이터 베이스에서 정보를 찾는 데 시간이 걸리는 듯 초록색 홀로그램 중앙에 동그라미가 계속 돌아가며 로딩 중이라는 표시가 떴다. 이윽고 화면에 한 남자가 나타났는데, 눈이 크고 땅딸맞은 40대 중년이 남미계 사람이었다.
“미우 알렉산드로. 나이 45세. 푸에블라에서 중계무역을 하고 있습니다. 조직 감마에서 마약거래를 한 혐의로 5년 복역했는데 현재 탈주 중인 것으로 확인됩니다.”
“코비가 보내준 CCTV랑은 얼마나 일치하지?”
“신장, 체격, 머리 둘레 등으로 비교해 봤을 때 65% 정도 가능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 자식 확실해! 그렇지 않고서야 광인이 이 놈만 쫒아다닐리가 만무하잖아!”
“일단 빨리 광인부터 포획하자. 저기다!”
둘은 오토바이를 급하게 세웠다. 오브라이언은 샷건의 장전 손잡이를 한번 당겼다 놓았다. 에이프릴도 허벅지에 있던 은색 리볼버 권총을 꺼냈다. 둘은 건물 안으로 들어가 표적이 가리키는 곳을 향해 조용히 이동했다. 어두컴컴한 건물 안에는 아무런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았다. 비상구로 5층까지 걸어 올라갔지만 비상문이 열려 있을 뿐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그들은 비상문을 지나 서편 복도로 향했다. 하필 폐점한 듯 이미 오래전 문을 닫은 건물로 들어서는 바람에 꽤나 으스스한 분위기가 흘렀다. 서편 매장을 한 바퀴 다 돌았을 때 쯤 저 멀리 한 매장에서 검은 그림자가 휙 하고 지나갔다. 둘은 더욱 긴장한 상태로 천천히 한 걸음씩 걸어나갔다. 에이프릴이 열상감지기를 작동하자 매장 한 구석에서 빨간색 무언가가 꿈틀대는 것이 보였다. 둘은 서로 얼굴을 한번 쳐다본 뒤 에이프릴이 반대쪽으로 나가는 복도 바닥에 트랩(반경 1m 내 전류를 흘러 일시적으로 몸을 마비시키는 장비)을 던졌다. 그리고는 조심히 물체를 향해 다가갔다.
“맥클레인?”
에이프릴이 물체에 덮혀진 헝겊조각을 제치자 40대 중년의 남자가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살려달라고 소리쳤다. 오브라이언은 그가 어떻게 해서 여기까지 오게 됐는지 물었고, 그는 광인과 아무런 상관이 없으니 제발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켜달라고 호소했다. 그들은 남자를 데리고 비상계단을 통해 1층까지 내려갔다.
“엘리시아, 퓨림(속도가 빠른 광인)일 경우 매뉴얼이 어떻게 되지?”
“지역 전체에 환영마스크(국지적 홀로그램)를 입혀 교란시킨 후 트랩으로 마비시켜야 합니다.”
“지금 가능한가?”
“일단 본부에 사용승인이 요청된 상태입니다. 일단 환영마스크가 작동되면 육안으로는 구분이 어렵고 시민들에게 혼란을 야기시킬 수 있기 때문에 제한시간 내 몰이가 적절하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광인과 대전 중에 개시하는 것이 가장 유리합니다.”
“광인을 빨리 찾아야 된단 말이군.”
“광인이 계속 이 양반만 쫒아 다니는 거 같은데. 미끼로 이만한 게 없잖아. 안 그래?”
오브라이언이 남자를 보며 익살스럽게 웃자 남자는 기겁을 했다.
“민간인을 전투에 이용할 수는 없어. 일단 빨리 이 사람부터 대피시키자. 슈프리머, 어디쯤 왔지?”
“거의 다 왔어. 여어. 브라이트. 오랜만이네.”
슈프리머가 커르잘리에 도착했을때쯤 플라시보를 본 다른 헌터들도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아직 광인이 살인 경력이 없기 때문에 포상금이 적었고 그만큼 모인 헌터들의 수도 많지는 않았다.
“저기…”
남자가 둘에게 적막을 깨서 미안한 듯 말했다.
“이 상황에서 이런 말씀 드리기가 좀 그렇긴 한데... 너무 급해서...”
남자는 5m 앞에 보이는 화장실 표지판을 보며 눈치를 줬다.
“금방 다녀오겠습니다.”
에이프릴은 고개를 절레 절레 흔들었고, 오브라이언이 남자의 뒤를 봐주겠다는 듯 따라 나섰다. 남자는 컴컴한 화장실에 들어가 불룩하게 튀어나온 상의를 털자 지폐가 후두둑하고 떨어져 나왔다.
“헤헤. 네놈들은 열심히 싸우세요. 나는 열심히 챙길테니.”
그는 바닥에 널부러진 지폐를 주섬주섬 챙겨 한데 모아 주머니에 차곡차곡 넣기 시작했다. 그가 지폐 챙기기에 여념없는 사이 그의 손등에 노란 액체가 떨어졌고 그는 그것이 어디서 떨어진건지 궁금해 천장을 쳐다보았다.
“아아아악!!!”
화장실에서 남자의 비명소리가 들렸고 밖에 있던 오브라이언이 문을 열어 젖히는 순간 엄청난 속도로 무언가가 그를 정면으로 박고는 밖으로 나가버렸다. 에이프릴이 소리를 듣고 왔을 때는 이미 남자는 온데 간데 없었고, 오브라이언은 아까의 충격으로 의식을 잃은 듯 했다.
“젠장. 슈프리머! 오브라이언이 당했다. 근처에 광인을 찾아!”
다른 헌터와 한창 이야기를 하던 슈프리머는 에이프릴의 소리를 듣고 그녀가 있는 건물 쪽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건물 밖에는 거미 같은 형상의 물체가 입에 무언가를 물고는 벽을 타고 기어 올라가고 있었다. 헌터들은 물체를 향해 일제히 사격을 해댔다.
“안돼! 사람이 있단 말이야! 젠장. 너무 늦은건가.”
에이프릴이 밖으로 나와 소리쳤지만 이미 밖은 총소리로 시끄러웠다. 광인은 어느덧 건물 꼭대기에 올라섰다. 먹구름이 잔뜩 낀 밤하늘에는 금방이라도 비가 올 듯 했다. 광인은 남자의 머리를 입에 물고는 하늘을 보며 울부짖기 시작했다. 번개가 내리치며 천둥소리가 울렸다. 광인의 울부짖음은 흡사 짐승의 포효와도 같았다. 헌터들은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광인을 계속 주시했다. 광인은 계속해서 기분 나쁜 울음소리로 울어댔다. 그 울부짖음은 모든 지역, 모든 건물을 관통해 사람들을 두려움에 떨게 했다.
“저 자식. 뭘 어쩌려는거지?”
슈프리머가 기분 나쁘게 광인을 쳐다보았다. 상황이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자 뭔가 이상한 기분이 든 에이프릴은 마치 생명에 위협을 느끼듯 살결이 떨리기 시작했다.

광인이 울음을 멈추자 이내 그 모습이 연기처럼 사라져 버렸다. 헌터들은 광인이 어디로 가버렸는지 주변을 두리번 거렸다. 그 순간 헌터들의 한 가운데에서 검은 물체가 나타났다. 광인의 눈은 이미 피로 물들어 있었고, 뼈가 사방으로 튀어나와 흡사 거미와 같은 형상을 한 그것은 이미 사람의 것에서 자생되었다고 판단하기 어려운 모습이었다. 광인은 남자의 머리를 으드득 으드득 씹어대다, 사지를 뜯어내자 피가 사방으로 튀기 시작했다. 일부 헌터는 그 역겨운 모습에 구토를 했다. 입에서 피를 흘리며 사체를 씹어대던 광인은, 피의 맛에 이끌려 또 다른 살인을 찾고 있는 듯 헌터들을 쳐다보았다.
“젠장. 완전체다! 엘리시아. 환영마스크는 아직인가?”
“본부 승인이 떨어졌습니다. 구동까지 2분 정도 소요됩니다.”
“2분이라...”
에이프릴은 알고 있었다. 완전체가 된 퓨림을 상대로 2분을 버틴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인지를. 그것은 떨어지는 포탄을 참호에서 무방비로 맞아가며 누군가는 살고, 누군가는 죽는 랜덤 게임과도 같은 것이었다. 그 고통의 시간을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 지 고민하던 찰나 광인이 시야에서 사라졌다.
게임이 시작되었다.
“아아악”
사방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헌터들은 광속으로 움직이는 광인을 따라잡지 못했고, 뒤에서 나타나는 광인에게 하나 둘 몸이 찢어지기 시작했다.
“으아악”
“아악”
헌터들이 계속해서 찢겨져 나갔다. 에이프릴은 식은 땀을 흘리며 그대로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어떤 이는 바로 옆에 있는 오토바이를 타고 달아나려는 순간 목이 잘려버렸다.
서걱
서걱
헌터들의 몸이 광인의 칼날에 잘려 나갔다. 지옥 같은 광인의 몸부림이 계속되었다.
“엘리시아, 얼마나 남은거지?”
“30초 입니다.”
“젠장”
광장에 남은 헌터들의 수가 이제 많지 않았다. 운이 좋게도 슈프리머와 에이프릴은 아직 팔다리가 붙어 있는 상태였다. 이미 헌터 30명 정도가 몸이 두 동강으로 찢어졌다. 바닥에는 빨간 피가 빗물과 섞여 홍수처럼 흘렀다.
'제발.. 제발..'
에이프릴은 두려움에 몸을 떨었다. 그 순간만큼은 자신의 무력감을 처절하게 느껴야만 했다. 이대로 있다가는 모두 다 작살난 다음에서야 무의미하게 작동될 것이다. 살아야 한다. 어떻게 해서든.
그 순간 슈프리머가 에이프릴을 향해 소리쳤다. 에이프릴은 슈프리머를 바라보았고 순간 바람이 일며 서걱하고는 칼날이 그녀의 등을 가로질렀다.
“환영마스크 작동. 환영마스크 작동.”

하늘에서 파란 불빛이 반짝이더니 커르잘리 전 지역으로 푸른 폭포수와 같은 빛이 쏟아져 내렸다. 순간 광장에 수많은 사람 형체가 생성되기 시작했다.
“에이프릴!!!”
슈프리머는 쓰러진 에이프릴을 향해 달려갔다. 그는 동공이 흔들렸다. 떨리는 마음으로 쓰러진 그녀의 몸을 더듬었다. 그의 손은 빨갛게 피로 범벅이 되었다.
“... 야... 이 변태야... 어딜 만지는거야...”
에이프릴이 콜럭하고 피를 토하며 슈프리머에게 말했다. 슈프리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가 슈프리머의 부름소리에 살짝 몸을 틀었던 것이, 광인의 공격을 살짝 비껴 맞게 도왔다. 하지만 그녀의 등에는 꽤나 길고 깊숙한 좌상이 있었고 계속해서 피가 흘러나왔다.
“일단 응급조치부터 하자! 세텔라이트!”
세텔라이트는 그녀의 등을 가로지르며 급속 냉각제를 뿌려댔다. 피를 너무 많이 흘려 눈이 풀린 에이프릴은 몸을 부들부들 떨었고, 슈프리머는 그녀를 앉고 오브라이언이 있는 건물까지 달렸다. 광인은 수많은 환영체들을 향해 쉴 새 없이 난도질을 해대기 시작했지만 환영체는 계속해서 생겨났다.
“슈프리머, 환영마스크 가동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어요. 이제 구석으로 몰아넣어야 해요.”
“젠장! 보이지도 않는 놈을 무슨 수로 몰아넣어!”
슈프리머는 어쩔 줄 몰라했다. 이미 동료 두 명이 기절해 있는 데다, 사방에는 헌터들의 시신이 피로 범벅이 되어 무덤으로 변해버렸기 때문이었다. 환영마스크마저 사라져 버린다면, 이제 곧 그의 몸이 드러나게 될 테고 그는 광인의 칼날에 마지막 희생자가 될 것이다.
“그래... 젠장. 한번 해보자!”
슈프리머는 에이프릴의 상의 주머니에서 트랩을 꺼내 구석으로 달렸다. 사방으로 넓게 트랩을 깐 그는 트랩 뒷편에 서서 산탄총을 꺼냈다. 광인은 환영체를 잘라내는데 여념이 없었다. 그는 광인이 보이는 곳을 향해 총을 겨누었다. 딱 한 발. 그는 산탄총의 총성에 몸을 맡기기로 했다.
[총소리]
광인이 사라졌다. 슈프리머는 총을 던지고 잽싸게 옆으로 몸을 던졌다. 그의 뒤에서 번개처럼 나타난 광인이 그를 향해 칼날 같은 뼈대로 몸을 내리치려 하는 순간이었다.
[전기 흐르는 소리]
트랩이 광인의 몸짓을 감지하고 사방에 전류를 흘려대기 시작했다. 광인은 팔을 다 휘두르기도 전에 전류에 온 몸이 감싸여 고통스럽게 울부짖기 시작했다. 슈프리머는 트랩에서 튀어나와 바닥에 데굴데굴 굴렀다.
“환영마스크 작동종료. 환영마스크 작동종료.”
일순간 광장에 있던 환영체들이 일제히 사라져버리고 고요한 적막 만이 남았다. 광인은 의식이 있었고 아직 힘이 남아 몸부림 치기 시작했다. 트랩에서 나온 전류가 몸을 잡고 있었지만 불안하게 떨렸다.
“쌤통이다. 이 괴물자식아. 넌 이제 죽은 목숨이다.”
슈프리머가 고통스러워 하는 광인 앞에 다가가 그를 놀려대기 시작했다. 그러나 순간 광인의 오른손이 전류장벽을 뚫고 튀어나와 슈프리머의 목을 잡았다. 슈프러미는 ‘커억’하고 숨 넘어가는 소리를 내며 광인의 손을 때내려고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광인의 힘은 점점더 강해져 전류장벽을 뚫고 한 부분씩 빠져나오기 시작했다. 광인이 전류장벽에서 얼굴을 빼내자, 하얀 송곳니를 드러내며 슈프리머의 머리를 향해 입을 벌리려 할 때였다.
[폭발음]
어디선지 모르게 날아온 폭탄 같은 것이 터져 광인의 몸에 적중했다. 전류장벽은 박살이 났고 슈프리머도 그 폭발에 튕겨져 나가 정신을 잃었다. 광인은 가슴을 움켜 잡고 분노하며 신음소리를 토해 내었다. 멀리서 또 다시 포탄이 곡선을 그리며 날아와 이번엔 광인의 왼쪽 다리 쯤에서 터졌다. 광인은 단 두발에 피를 흘려대며 공포에 떨었다. 그 때 멀리서 긴 코트를 입은 남자의 그림자가 안개를 거치며 서서히 나타났다. 왠지 낯이 익은 것 같은 그의 코트 소매 아래로 은빛 리볼버 총이 반짝거렸다. 광인은 남자를 보더니 뒤로 돌아 달아나버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