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 공지 📖 연재소설 💬 자유게시판 🖼️ 갤러리 📁 자료실 🛒 중고거래 ✏️ 창작 노트

[The Core]_제 2 화 『 고븐힐의 연주가 』_20. 그 음악

조회 405회
4
추천

20. 그 음악





“이완 맥클레인을 찾으신다구요?”





까무잡잡한 피부에 코가 큰 사내가 앤더슨에게 말을 걸었다. 앤더슨은 그에게 자신의 옆자리를 권했고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앉았다. 바텐더에게 위스키 한 잔을 주문하려 하자 그는 아직 공연 전이라 독한 술은 마실 수 없다며 맥주 한 병을 주문했다. 그는 자신을 섹소폰 연주가 ‘조이’라고 소개하며 플라잉 볼에서 20년째 섹소폰을 부르고 있다고 말했다. 앤더슨이 그럼 이곳에 대해서 잘 알겠다고 말하자 조이는 이 곳 사장보다 자신이 더 오래됐을 것이라며 지금 무대에서 웃고 있는 여인은 자신이 알고 있는 한 다섯 번째 클라라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밴드에 대해서도 알고 있느냐고 묻자 처음 5년간은 사람들과 친하게 지냈는데, 그 뒤로는 사람들이 계속 바뀌어 친하게 지내지는 않는다고 했다. 이완 맥클레인에 대해 말을 꺼내자 조이는 그를 왜 궁금해 하는지 되물었다. 앤더슨은 그의 아들이 광인으로 변했는데 그대로 두었다가는 많은 사람들이 죽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제서야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맥주 한 잔을 들이키더니 입을 열었다.





“이곳에서 꽤 유명한 트럼펫 연주가였죠. 내가 이 곳에 오기 훨씬 전부터 말이죠. 가족이 있었던 것 같은데 무슨 이유에선지 몰라도 같이 살지 않았어요. 사람들과 사이는 좋았어요. 뭐라고 할까. 인생을 음악에 쏟아부었다고나 할까요? 대부분의 나날을 그는 음악하는 사람들과 지냈으니깐요. 언젠가 키가 요만한 꼬마가 여기를 찾아온 적이 있었어요. 이완 맥클레인의 아들이라고 하더군요. 그는 아들을 숨기지 않았어요. 오히려 사람들에게 서슴없이 자신의 아들이라며 자랑하더군요. 아마 한 동안은 여기서 같이 지냈을 겁니다.”





조이는 오랫동안 기억에서 사라졌던 옛 친구를 떠올리게 되자 쓴 웃음을 지으며 맥주를 마셨다.





“아들과 있을 때 꽤 행복해 보이더군요. 뭐라고 해야 할까요. 뭔가 그 아이가 자신의 삶에 대해 이해해 주기를 바랬다고나 할까요? 아들에게 종종 트럼펫을 가르치곤 하더군요. 그렇게 몇 달을 지내다 아이의 엄마가 클럽에 찾아왔었죠. 그와 실랑이를 하다가 결국 아이를 데리고는 돌아가버리더군요. 그 뒤로 맥클레인은 뭔가 좀 기운이 없어 보였어요. 공연에도 잘 나오지 않았구요. 말없이 클럽에서 사라지곤 했는데 갔다와서는 술을 많이 마셨죠. 제 생각엔 아들이 많이 보고 싶었을 거에요. 쉬는 날에는 말없이 혼자 무대에서 계속 같은 곡만 연주하더군요. 그러다가 집에 좀 갔다 오겠다고 하고는 나가버리더니 그 뒤로는 돌아오지 않더군요.”





앤더슨은 그가 12년 전 알레그린으로 가는 도중 교통사고로 사망했다고 말했고, 조이는 역시나 그랬을 것이라는 듯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앤더슨이 그의 트럼펫에 대해 묻자 조이는 그가 집을 가던 날 가지고 갔을 것이라 말했다. 조이는 그의 이야기가 아들을 찾는데 도움이 되었느냐고 묻자 앤더슨은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하며 웃었다. 마지막으로 그가 아들에게 가르쳐준 음악이 무엇인지 묻자 조이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앤더슨은 그가 이 곳에 있는 동안 행복했냐고 물었다. 그러자 조인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누군가 그러더군요. 신은 사람에게 재능을 하나씩 선물해주었다고. 그런데 그 재능이 먹고사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일 때가 있죠. 만약 당신이 그런 재능을 가졌다면, 당신은 어떻게 할것같나요? 재능을 버릴건가요? 그리고 평생 하기 싫은 일을 하며 시간을 보낼건가요? 아니면 좋아하는 일을 하며 남들과 다른 삶을 살건가요? 맥클레인은... 아니 어쩌면 여기있는 대부분의 친구들이 그런 삶을 살아가고 있겠죠. 그런 정답도 없는 고민을 하면서 말이죠. ”





앤더슨은 조이의 말에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곤 시간을 내주어서 고마웠다고 말하며 테이블 위에 지폐를 놓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가 문을 나서려는 순간 조이가 말했다.





“아, 그러고보니 그가 혼자 있을 때 즐겨 부르던 곡이 하나 떠오르네요. 1973년, 스티븐 소드하임이 작곡한 음악이 있죠. 『Send in the Clowns』 브로드웨이에 연일 화제가 되었던 곡이죠. 아마 그 곡을 맥클레인 만큼 잘 부른 사람은 없었을 거에요.”





이미지